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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어쩌라구요 ..카테고리 없음 2023. 8. 28. 16:22반응형
어제 굉장히 마음 복잡한 사건이 있었다.
수영장에 여름방학 특강으로 스노쿨링 교실이 개설 되서 신청을 하게 되었다. 아이는 물에서 하는 운동은 대부분 좋아해서 재미있게 배울 거라고 생각하고 신청 !! 운이 좋은건지 나쁜건지 , 신청자가 딱 2명이여서 , 선생님 1분과 함께 스노쿨링을 배우기 시작!!
아이가 수영에 관해서는 자신감이 완전 뿜뿜인 상태였는데, 안타깝게도 오늘 같이 하는 파트너 친구가 아이보다 2-3학년 어려보이는 작은 아이였는데, 수영 실력은 아이 보다 훨씬 위. 버터플라이까지 자유롭게 하는 것으로 보이는 레벨의 아이었다. 그래서 아이 보다 킥이 훨씬 좋아서 , 수영을 하는데 정말 속도가 다르다 . 힘이 좋고 속도가 다르니 , 우리애는 좀 기가 죽은 상태 . 여러가지 몸풀기 연습을 하는데, 우리애가 기를 쓰고 따라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였다. 특히 본인이 제일 자신있는 배영은 , 우리애가 훨씬 앞서나가는 상황까지 발생 . 참.. 우리애도 저런거에 경쟁의식을 느끼고 페이스 조절을 하는구나 싶어서 .. 많이 컷다 싶었는데 ..
우리애 특강 클라스가 있는 곳 반대 편에서 , 다른 특강 수업이 진행되었다.
그 다른 특강 수업은 .. 다름이 아니라 발달장애 아동 전용 수영 클라스 .
지금 보내는 수영장을 보낼 때 , 일반 아이들 가는 교실을 보낼건지, 발달장애아동 전용 클래스를 보내야 할지 정말 고민이 많았다. 여기서 어떤 것을 배우고 어떤 분위기로 수업이 진행되는지 몰랐는데 .. 오늘 그 현장을 처음으로 보게 되었다. 수강생은 15명 정도가 되었는데 , 수영 코스를 3개 정도를 터 놓고 , 부모님과 함께 들어갈 수 있도록 수영장을 오픈했다. 통제가 안되는 애들은 부모님이 1대1일로 붙어서 애를 도와주고 , 선생님들이 전반적으로 도와주는 . 애들이 배운다기 보다 자유롭게 수영을 하고 자세를 교정해 주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클래스 .
발달장애 애들 전용 수영 교실을 참관하면서 우리애 수업을 참관하니 , 우리애는 발달장애 클라스가 아니라 저 쪽에 가 있는게 맞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 씁쓸한 생각이 동시에 드든데, 일반 클라스의 우수 학생은 될 수 없고 , 그냥 일반 클라스의 열등생 혹은 천천히 배우는 아이 정도로 애를 카테고리화 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발달장애 클라스에 넣을 정도는 아닌 상태 . 오히려 발달 장애 클라스에서는 배우는게 없어서 .. 왜 다녀야 하는지를 더 고민을 했을 것만 같은 상황 . 하지만 일반 클라스에서는 보통 애들처럼 잘할 수는 없는 아이로 커야 하는 한계라고 해야할까?
되게 복잡한 생각이 들었다. 보통 다른 특수 체육 학원에서는 , 발달장애 클라스 쪽으로 들어가서 . 거기서 매일 배우고 같이 노는데 , 수영장에서는 일반 클라스지만, 다른 체육 교실에서는 일반 클라스를 보낼 수 없는 현재 상태 . 그래서 경계성인거지 .. 어디에도 쉽게 끼지 못하는 상태라서 .. 그게 문제인거지 싶은 마음이 계속 드는 . 그래도 뭔가 발전이라는 것을 도모 하는 상황이라면 , 열등생일지라도 일반 클라스에 넣는게 맞구나라는 확신도 섰다. 발달장애 수영 교실에서는 내가 원하는 발전은 절대 없을 것 같은 ..
스노쿨링 교실은 결국 반은 성공하고 ... 반은 실패했다 . 스노 쿨링 고글을 끼고 수영을 하면은 아이가 입을 제대로 꽉 다물지를 못해서 물이 입속으로 들어가고 .. 그래서 힘들어서 물을 먹어 고개를 든다 하셨다. 더 연습이 필요하다고 . 그래도 스노쿨링을 해본게 어디냐 싶으면서 , 내년에 바닷가에서 물고기를 볼 수 있도록 바닷가에 들어가서 해봐야겠구나 싶었다.
스노쿨링 교실을 마치고 집에 가고자 엘레베이터를 기다렸다 .
그 떄 .. .. 엘레베이터를 같이 타고자 하는 모자가 있었다. 아이는 초6정도 되어 보이는 남자 아이였는데, 그 아이가 엘레베이터를 타고 바로 뭔가 계속 어머니에게 이야기를 한다. 무슨 내용인지는 기억이 나지도 않는데 , 그 말하는 내용이랑 맥락이 너무 많이 들은 스타일의 내용이다. 맨날 내가 집에서 듣고 있는 ... 그런 스타일의 내용 ..
아... 저 아이도 오늘 수영 교실 참가자였구나 .. 아.. 저 아이도 자폐였구나 ..
근데 어처구니 없게도 ... 내가 그 아이의 자폐를 바로 알아챈 순간, 나는 우리애의 자폐를 숨기고 싶었던것 같다. 억지로 숨기는게 아니라 .. 제발 우리 아이가 평범한 아이 코스프레를 해 주기를 바랬다. 우리애는 저 정도는 아니야 . 저런 스타일 읊어대기는 하지만 , 우리애는 시간과 장소는 나름 가리고 , 나한테만 저런다고 .. 저렇게 장소를 불문하고 본인의 취향을 읊어대는 아이가 아니라고 .. 난 우리애가 멀쩡한 척 연기를 하기를 바랬다...
하지만 ... 우리 애는 나의 기대를 마구 저 버리고 .. 이상한 기계음을 내면서 , 엘레베이터 문이 열리는 것을 기다리며 즐겼다. 그 때 느꼈던 이 당혹감 .... 아... 안되는데 하지만 바로 나오는 아이의 이상한 기계음..
너무 슬프게도 .. 상대방 아이의 엄마가 , 대충 우리애 상태를 알아차린듯... 너무 다정하고 따뜻하게 우리애한테 고맙다고 인사하고 엘레베이터에서 내리고 , 난 내 차가 주차되어 있던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이게 도대체 무슨 마음인지 모르겠다. 왜 나는 그렇게 아이의 장애를 숨기고 싶었을까? 왜 상대 아이 엄마가 우리애 한테 고맙다고 이야기 하는 순간 , 나도 모르는 당황스러움이 덮쳐 왔을까 ...
오늘 수영장에서 발달장애 수영 클럽에서 수영하는 애들을 보며, 우리애가 원래 저기서 수영하던 애인데, 지금은 여름방학 특강 스노쿨링 교실을 듣는다고 ... 뭔가 뿌듯함과 안타까움을 동시에 느끼며 복잡미묘함을 느끼고 있을까 ..
내 마음속에서 생겨나는 너무 복잡한 감정이 나를 잡아 먹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이의 장애를 여전히 부정하고 , 아닌 아이였으면 좋겠다는 바램이 여전히 ... 너무 강한건가 . 밖에서는 제발 티가 안나는 아이로 살아주기를 바라는데 . 밖에서 티가 나서 내가 당황한건가? 아니면 우리애는 쟤 보다 나은 애 여야 하는데 , 그냥 같은 범주의 아이라서 절망한 건가?
엘레베이터를 같이 탄 아이의 말을 들으면서 , 아아아아아... 우리애가 정도가 덜할 뿐, 맥락이 비슷해서 사실 너무 마음이 아팠다. 확실히 정도는 우리애가 덜한데 , 맥락이 같다 . 보통 애라면 저런 맥락의 이야기 자체를 하지를 않는다 . 저런 이야기를 한다는 발상 자체가 아이가 정상이 아니라는 뜻이다 .... 그 이야기의 뎁스가 어느 정도인지는 사실 중요하지 않았다. 저런 이야기의 발상 자체가 중요했는데 .. 우리애는 저런 발상의 사고를 가진 아이라는거 .. 그래서 너무 절망스러운 찰나 ..
상대방 아이 엄마가 우리애도 ... 본인 아이와 같은 아이라는 것을 알아 버렸을 때 느낀 당혹스러움 ..
밖에서 만큼은 멀쩡한 척을 하고 싶었는데 .. 그게 안될 수도 있다는 것을 느낀 절망감이었던건가? 집에서는 멀쩡하지 않은거 너무 잘 알아서 , 병원도 가고 학교 카운셀링도 가고 발달치료도 보내고 하지만 , 그냥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입다물고 평범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너무 강했는데 .. 어제 보니 그게 안되겠구나 싶어서 처절하게 절망을 한거였나?
더 이상 내가 숨긴다고 숨겨지지 않는거구나 .. 라는 생각을 제일 먼저 했던것 같다 . 이제 숨기고 싶어도 숨길 수 없고 , 바로 느낌이 오니까 .. 숨기고 싶은데 숨겨지지 않는다면 .. 어떻게 해야하는거지? 오픈을 하는 것도 아닌것 같은데 .. 뭔가 맘 편하게 살고 싶은데, 맘 편하게 살 수가 없는 이 상황이 되게 힘들다 . 뭘 해야할지 모르겠다 . 이제 숨기고 싶어도 숨길 수 없는 상태라는 것을 바로 확인 받았는데 ... 어떻게 해야할지 도무지 모르겠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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